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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쇼펜하우어는 사고의 절반은 자각 없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옳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식적이고 깊이 숙고하는 사고를 해야한다는 신념은 어느 사회에서나 확고하고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네덜란드의 사회심리학자인 Dijksterhuis와 연구자들은 이러한 통념에 반기를 드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들은 단순한 것을 선택할 때는 의식적 사고가 더 효과적이나 복잡한 상황에서는 무의식적 사고가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복잡한 의사결정 후 본인의 선택에 대한 만족도는 의식적 사고보다 무의식적 사고 후에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은 다음과 같다. 먼저, 사람들에게 4개의 가상의 자동차를 보여준다. 자동차는 실험 조건(단순/복잡)에 따라 4개의 속성으로 설명되거나 12개의 속성으로 설명되었다. 각 속성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1개의 자동차는 좋은 속성을 75%지니며 2개의 자동차는 좋은 속성과 나쁜 속성의 갯수가 똑같았으며 1개의 자동차는 75%의 속성이 부정적이었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4분간 주의깊게 생각하거나 4분간 단어검사를 실시한 후 가장 좋은 자동차를 선택하도록 했다. 단어검사를 실시한 집단의 경우 그들의 의식은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고 있으므로 무의식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결과는 놀랍게도, 4개의 속성만 주어질 때는 4분간 심사숙고한 집단에서 좋은 자동차를 고르는 비율이 높았으나 12개의 속성이 주어질 때는 무의식적 의사결정을 내린 집단에서 옳바른 결정을 내릴 확률이 더 높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객관적으로 좋은 차량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지고 싶은 자동차를 고르게 한 실험에서 더 뚜렷이 나타났다.
연구는 2006년 science에 실렸으며 발표 이후 수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다수의 후속연구들은 위와 같은 결과를 반복검증하는 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무의식적 사고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사회적 통념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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